TODAY 2018년2월19일 月曜日

적어도 이 땅에선 비욘세 부럽지 않다

‘삐빠빠룰라’ 지원이

기사작성 10-01 리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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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트로트가수 되겠다” 생각
10년 넘는 무명세월 견디며 이겨내
어느 무대에서든 죽을 힘 다해 불러

술과 트로트 비슷한 점 많은 것 같아
골라가며 마시고 듣고 부를 수 있어
개인적으론 구수한 막걸리 즐겨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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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서 보니 내가 해놓은 것이 모두 남의 것이 되는 게 아니구나, 온전히 내 것이 되는구나, 이런 걸 느끼게 됐어요.” 지원이는 아버지의 체력과 어머니의 끼, 그리고 본인의 노력이 더해져 지금의 그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는 지독한 ‘연습벌레’다. 그 연습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고, 또 더 나아질 자신을 만든다고 믿는다.

 

 

데뷔한 지 2년도 안 된 그는 요즘 누구보다도 바쁘다. 전국을 무대 삼아 오르고 내리고를 수없이 반복 중이다.

 

‘어르신’들 많이 모이는 지방에선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스타다. 특유의 섹시 어필로 군인들의 연인이 된 지도 오래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군(軍)통령’이다.

 

가창력도 인정받았다. 최근 한 케이블 TV에서 방영한 ‘트로트 X’는 그를 한 뼘 더 성장시켰다. 팬들은 그런 그에게 트로트계의 비욘세(Beyonce·미국의 팝가수), 즉 ‘트욘세’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그는 지금 몹시 행복하다. 꿈만 같다. 허나, 그것이 행운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는 이 기쁨을 맛보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을 참고 버텼다. 소중함이 뭔지, 간절함이 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 이를 악물 참이다.


처음부터 트로트가수 꿈꿔
어렸을 때는 음치 소리까지 들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대학 전공도 체육이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탓에 어려서부터 트로트를 즐겨 들었던 걸 빼곤 어느 쪽으로도 음악과는 관계없어 보인다.

 

그는 “운동할 때 트로트를 들으면 페이스 조절이 잘 됐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트로트가 뼛속까지 자리 잡은 듯하다”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트로트가수가 되겠다고 맘먹었다. 단순히 노래만 잘 하는 것이 아닌, 모든 면에서 뛰어난 트로트가수를 꿈꿨다. 그걸 원하는 시대가 분명 올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갈등도 있었다. 트로트가수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걸그룹이나 영화배우 쪽 제의를 받았다.
“‘걸그룹 하다가 잘 안 되니 트로트 하는구나’ 이런 얘기를 정말 듣기 싫었어요. 가수는 첫 이미지가 정말 중요하잖아요. 내가 처음부터 목표로 한 건 트로트인 만큼 끝까지 이 장르만 고집하고 싶어요.” 


‘삐빠빠룰라’로 인기 얻기 시작
하고 싶은 걸 하는 것과 잘 하는 걸 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그는 이 둘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오랜 무명시절에 “내 실력이 모자라나?” 하는 생각도 했다. 주변에선 “고향(평창)에서나 먹히는 실력이지 서울에서도 통하겠냐”는 얘기를 심심찮게 했다.

 

고민 끝에 일반인처럼 직장생활도 해봤다. “트로트가수가 정말 내 길이라면 언젠가 다시 돌아가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직장인으로 살면서도 아침 기상 후 운동과 퇴근 후 안무 연습은 빼먹지 않았다. 

 

“난 노력하는 스타일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서 그런지 무언가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봐요. 그게 아니면 아예 시작하질 않죠. 집, 주변, 학교에선 제가 운동으로 크길 바랐는데, 내 스스로 그걸 뿌리치고 가수의 길을 선택한 거잖아요. 그래서 이건 내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였던 거죠.” 

 

2012년 9월 싱글앨범 ‘행복한 세상’으로 데뷔한 그는 올해 1월 ‘삐빠빠룰라’로 인기 트로트가수 대열에 합류했다. 

 

어느 무대든 죽을 힘 다해 불러
얼굴과 노래가 알려지니 무대에 오르는 횟수가 잦아졌다. 인터뷰했던 날도 울산행이 잡혀있었다. 다음 날엔 충주, 그 다음 날엔 부산에 가야한다고 했다. 작년까지 주로 소규모 축제에서 그를 불렀지만 올해는 제법 큰 축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장소가 어디든 변하지 않는 건 죽을 힘 다해 부르는 모습이다.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송이축제’ 때였다. 그날 비가 억수 같이 쏟아졌다. 우비를 입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세차게 몰아쳤다. 설상가상, 마이크까지 고장 났다. 무대엔 비로 가득했다. 이쯤 되니 관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는 신발을 벗고 아예 무대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곤 마이크도 없이 남아있는 관객들과 함께 노래 불렀다.


빗소리에 묻혔던 노래는 어느덧 천둥소리보다 커졌다. 떠났던 관객들은 다시 돌아왔다. 그 모습은 당시 스텝들로부터 다른 공연 스텝들로 구전(口傳)됐고, ‘노력하는 가수’로 보기 좋게 찍혔다. 그 덕분인지 그의 달력은 올 연말까지 행사 스케줄로 넘치고 넘친다. 

 

“저는 ‘이 시대가 낳은 트로트가수’예요. 시대마다 가수는 달라지잖아요. 지금 이 시대는 지원이만의 색깔을 구축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해요. 이때를 잘 이용해서 저와 시대가 같이 맞춰나가길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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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막걸리를 즐긴다고 했다. 곰곰이 생각하더니 “술과 트로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듯하다”고 했다.

 

“위스키, 막걸리, 와인… 술 종류가 많잖아요. 트로트라는 장르도 종류가 많아요. ‘뽕댄스’랄지 ‘뽕발라드’, ‘락뽕’까지 꽤 되죠. 술도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지만 트로트도 골라 부르고 듣는 재미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해요. 특히 막걸리를 즐기죠. 구수하잖아요. 종종 막걸리 같은 노래를 불러야겠다는 생각도 해요. 내친김에 막걸리 CF도 찍고 싶어요.”(웃음)

 

트로트는 세대를 뛰어넘는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노래방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노래는 단연 트로트다. 모두를 하나 되게 하고, 누구나 가수 되게 한다. 이제 당신의 노래방 애창곡 가운데 ‘삐빠빠룰라’를 넣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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