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2018년4월20일 金曜日

신소재 전문가, 술에 푹 빠지다

영월청정소재산업진흥원 박태균 팀장

기사작성 11-18 리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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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맥주에 반해 전통주 교육까지 받아
진흥원 사업에 전통주 접목시켜 교육 지원
지난달 열린 ‘영월전통주 명인대회’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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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팀장은 지난달 열린 '영월 전통주 명인선발대회'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영월 대표 축제인 '단종문화축제'에서도 술 빚기 대회가 열리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9월 열린 '궁중술 빚기 대회'에 참가한 모습.

 

 

이런 저런 술 빚기 대회에 꽤 많이 출전한 것을 봤다. 허나, 번번이 최고(最高)의 상까지는 오르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 가장 좋았던 성적이 지난 9월 열린 '궁중술 빚기 대회'에서의 금상(농촌진흥청장상)이다. 분명 그렇게 기억한다. 물론, 본인은 "별로 많이 출전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영월의 부존자원(賦存資源)을 활용해 소재(素材)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역 내 소재기업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신소재공학(재료공학) 전공으로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 근무하다 2012년 8월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그렇듯 책상에 앉아 여기저기 전화 걸고, 보고서 만들고, 이곳저곳 방문하는 일만 익숙할 것 같은 그가 왜 술에 빠졌을까.

 

"독일 출장을 간 적이 있었어요. 이 맥주 저 맥주 마시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다녀와서도 쉽게 잊히지 않더라고요. 곧바로 맥주 동호회에 가입했죠. 거기서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도 있음을 알게 됐어요. 저도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죠. 맥주 키트 같은 걸로요. 저도 그렇지만 와이프가 무척 맛있어 하더라고요."

 

때마침 막걸리 붐이 일었다. "이거다!" 싶어 관련 교육기관을 찾다가 한국가양주연구소(당시 가양주협회)를 알게 돼 2010년 4월부터 3개월간 수강했다. 수료 후에는 아예 수강생 40명 중 20명을 꼬드겨 주말마다 남양주에서 술을 빚었다. 그때 참 많이도 공부하고 빚었다. 그러면서 그는 점점 술 마니아가 돼 갔다.

 

2년 전 진흥원의 원장이 바뀌었다. 행정전문가인 신임 원장은 직원들에게 자연친화적이고 군민친화적인 진흥원으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이 생각 저 생각 끝에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군민들이 진흥원에서 교육을 받고, 그것을 토대로 창업하거나 재취업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되겠다 싶었다. 그는 이것에 자신의 장기인 '술'을 집어넣었다.

 

"우리 지역의 농산물로 술을 만들어 이를 관광객들에게 팔면 6차 산업의 좋은 보기가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응용했죠."

 

그는 전통주, 천연발효식초, 발효효소액, 수제초콜릿, 수제사탕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후 군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공간이 필요하면 진흥원 안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겐 길라잡이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달 9~11일 영월 김삿갓유원지 일원에서 열린 '김삿갓문화제' 행사 중 하나였던 '영월 전통주 명인선발대회'도 그의 공이 꽤 컸다. 영월군, 진흥원, 시선김삿갓유적보존회가 올해 처음 진행한 이 대회는 생각보다 참여와 호응이 좋았다. 박 팀장은 내친김에 영월의 대표 축제인 '단종문화축제'에서도 술 빚기 대회가 열리도록 추진해볼 참이다.

 

그는 언젠가 양조장을 차리고 싶다고 했다. 쉽게 동의하지 못했다. 말로는 "얼마나 힘든 일인데…, 꿈도 꾸지 마시라"며 손사래 쳤다. 그는 한바탕 웃고 말았다. 나 아닌 누구라도 말린다고 안 할 그가 아니다. 그저 마음속으로 응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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