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2018년4월22일 日曜日

오래 된 것이 슬플 때도 있다

충청 충남 서산 양조장… 운산양조장

기사작성 10-30 리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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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70~80년 이어온 것으로 추정
잘 됐을 땐 희석식 소주 '雲河'도 생산
후임자 없고 환경 취약… 미래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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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양조장은 요즘의 양조장과는 확실히 다르다. 새것이 아닌 옛것이다. 투박하다. 묵은내도 제법 많이 난다. 제품도 막걸리 한 가지뿐이다. 그래선지 더 새롭게 느껴진다.

 

서산시 운산면의 운산양조장은 옛 양조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 김동철(金東喆·74) 사장은 "대략 100년쯤은 된 듯한데, 암만 못 됐어도 70~80년은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그가 운산양조장에 몸담기 시작한 건 50년 전의 일이다. 이후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고 그의 손자가 대물림했지만, 10년 전 가정사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면서 당시 공장장이었던 김 사장에게 모든 걸 맡겼다. 종업원으로 시작해 꾸준히 한 직장에서만 일한 김 사장이라면 책임지고 끝까지 양조장을 꾸려갈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한때는 종업원을 열 명이나 뒀었죠. 그 당시엔 막걸리가 '겁나게' 나갔어요. 하루에 20ℓ짜리 말통 120개가 나갔을 정도였으니까요."

지금은 김 사장과 그의 아내가 이 오래된 양조장을 지키고 있다. 그나마 아내의 몸이 편치 않아 혼자 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배달 역시 김 사장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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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양조장의 모든 것은 옛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모두 그대로 두고 있다. 그것이 이 양조장을 거쳐 간 모든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믿는 까닭이다.

 

운산양조장에선 현재 운산 생쌀막걸리 한 가지만 만든다. 이 양조장에선 한때 희석식 소주 '운하(雲河)'를 생산하기도 했다. 꽤 크게 벌였지만 양조장이 통폐합되던 시절, 소주 사업은 그만 두었다.

운산양조장의 수명은 곧 끝날지도 모른다. 우선, 현재로선 김 사장의 후임(後任)이 마땅치 않다. 그도 "아내의 약값이나 벌 생각에, 그나마 지금은 건강하니까 하고 있지 내가 그만 두면 이 양조장도 끝날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양조장의 모든 환경을 식품위생법에 맞추고 싶어도 가진 것이 넉넉지 않아,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그만 둘 참이다. 그게 아니라도 "계속 손질하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지만 목조건물은 언젠가 쓰러지게 돼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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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사장은 이곳에서 종업원, 공장장, 사장으로 50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운산양조장은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책상과 의자, 시계 등을 새것으로 바꾸지 않았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밀을 빻을 때 사용하던 제분기(製粉機)도 옛 모습 그대로다. 양조장 안쪽엔 지금은 말라버린 우물도 있다. 창고로 썼던 공간은 김 사장 내외가 묵고 있다. 김 사장은 "먼저 사용하던 사람들이 놓고 간 것들을 괜히 버리기 싫어 그냥 두고 있다"고 했다.

충남 서산시 운산면 해운로 1206  ☎ 041·663·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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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양조장은 꽤 오랜 시간을 한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낡고 외로운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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