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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붉은빛 술… 熱情이 물들다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식품개발팀 강희윤 주무관

기사작성 07-22 리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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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원숭이’ ‘붉은 원숭이’ 개발

‘紅麴막걸리’ 전통주 개발부서 복귀작품
독하면서도 묵직해… 젊은층 반응 좋아
가을쯤 신제품 계획… 증류주에도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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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윤 주무관은 전통주 개발업무 부서로 복귀한 후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홍국막걸리를 선보였다. 그는 이 제조기술을 경기도 용인의 전통주 제조업체 ㈜술샘에 이전했다.

 

 

㈜술샘이 며칠 전 출시한 홍국(紅麴)막걸리 술취한 원숭이(생)와 붉은 원숭이(살균)는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식품개발팀 강희윤(姜熙潤) 주무관의 ‘작품’이다. 1년여의 연구·개발을 거쳐 술샘에 제조기술을 이전해주었다.


이번엔 운(運)도 따랐다. 술샘 신인건 대표는 “출시하기도 전에 유통업체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반겼다. 기술이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막걸리에 위암 예방 성분이 있다는 보도기사가 나온 덕분이다.


“원래 막걸리는 봄이면 성수기에 접어들어요. 농번기쯤 그 수요는 대폭 늘어나죠. 봄나들이나 산행이 많아지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가을까지 이어지다가 농한기가 시작될 때부터 소비가 줄어들어요. 이 사이클은 매년 똑같아요.”

홍국막걸리를 내놓고 나니 막걸리 성수기와 맞물렸다는 뜻이다.

 

사실, 이번 홍국막걸리는 강 주무관의 ‘복귀작’이다. 2006년 경기도농업기술원에 입사해 줄곧 전통주 개발업무에 매달리다 연구협력팀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해 농식품개발팀에 복귀했다. 그러니까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인터뷰 김응구 기자  사진 강희윤 제공

 

 

왜 홍국막걸리에 주목했나.
먼저 수출을 생각했다. 거대한 중국시장을 겨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더구나 중국사람들은 붉은색을 좋아하지 않나. 그들은 밥을 지을 때 홍국쌀을 같이 넣는다. 홍국쌀은 말 그대로 붉은색 곰팡이를 입힌 쌀이다. 일본에선 홍국 곰팡이의 색소만 뽑아내 약으로 만든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에 한 대기업 연구소가 홍국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진행이 꽤 됐었는데 당시 국내에는 홍국 시장이 잘 형성되지 않아 상품화까지 연결되진 못했다.


홍국에 집중한 이유가 있나?
홍국이 콜레스테롤을 낮추거나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 우린 이것을 기능성 쌀로 접근해야겠다 싶었다. 결과적으로 나쁘지는 않다. 사실, 홍국막걸리는 예전에도 있었다. 연구도 활발했다. 그럼에도 제품으로 나온 게 없었을 뿐이다. 제가 알기론 2003~2005년 사이 경북에서 홍국막걸리가 출시됐던 걸로 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대개 홍국의 향이나 맛이 거의 없었다.


개발 중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을 듯하다.
술샘은 가양주(家釀酒)를 배운 동호인들이 마음을 모아 만든 회사다. 가급적이면 가양주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알코올도수가 10.8%로 센 편이고, 인공적인 것을 가미(加味)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것들이 잘 맞아떨어졌다. 또 하나. 처음 술샘에 시제품을 보여줬을 땐 색깔이 조금 연했다. 핑크빛에 가까웠다. 하지만 술샘에서 빨간색으로 가겠다고 해서 색이 변경됐다. 기술이전을 마쳤으면 제품의 최종 콘셉트는 제조사에서 결정하는 게 맞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홍국막걸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어떤가.
다른 건 몰라도 홍국막걸리로 인해 술샘의 인지도는 많이 올라갔다고 본다. 그 회사 직원이 애호가들과 함께 홍국막걸리 테이스팅이나 관능평가를 해보고 그 결과들을 ‘페이스북’에 꾸준히 업로드한 결과다. 그만큼 노출이 많이 되지 않았겠나. 유통업체에서도 먼저 연락이 왔다는 걸 보면 관심이 빠르긴 하다.

 

확실히 기존 막걸리들과 맛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이번에 개발한 홍국막걸리는 독하면서도 묵직한 맛이 있다. 그런 점이 오히려 젊은 층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듯하다. 좋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대중적이지 않은데 괜찮다고 해주니 고무적이다.

 

 

그러고 보니 그간 강 주무관이 만든 술은 ‘붉은색’과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개발한 여섯 종 가운데 넷이 붉거나 빨간색이다. 자색고구마막걸리, 천연초 선인장막걸리, 토마토막걸리에 이어 이번 홍국막걸리까지. 뜨거운 열정이 색으로까지 번진 탓일까? 그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자색고구마막걸리가 강 주무관의 첫 개발 작품인가?
경기도농업기술원에 처음 왔을 때는 식품 쪽 연구를 맡았다. 그러다 2007년 초 당시 김문수 지사가 “왜 쌀로 술을 만들지 않느냐”고 해서 우리 부서에 술 업무가 생겼다. 직원들 중 술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고르다 발효공학 전공인 내가 뽑혔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됐다. 그 덕분에 한동안 ‘경기도 1호 막걸리박사’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후 전통주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사업이 시작됐고, 관련 시설을 들여놨다. 물론, 인력 보강도 했다.
*그때 들어온 사람이 현재 본지에 칼럼을 쓰고 있는 이대형 씨다.(편집자 주)

 

 

강 주무관은 청주(淸酒)를 ‘맑은술’이라고 했다. 순우리말이다. 요즘 들어 이 맑은술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했다.

 


“일본식 입국(粒麴)으로 만든 청주는 우리 전통방식이 아니잖아요. 그건 그냥 ‘사케’라고 하면 돼요. 청주가 애초 우리나라에 없던 것이면 몰라도, 우리가 일본에 술을 전파했다는 얘길 하면서도, 우리가 그들에게 끌려 다닐 필요는 없잖아요. 우리의 것을 일본에 내주는 것은 맞지 않아요. 청주는 우리나라 누룩으로 만드는 거예요. 우리 전통 청주를 만들어보고 싶은 맘이 아주 큽니다.”

 

그럼, 그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무슨 술이 됐든 올 가을쯤이면 강 주무관의 일곱 번째 작품이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아직 주종(酒種)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막걸리 아니면 청주가 될 듯싶다. 가능하면 농한기가 시작되기 전에 어떤 업체로든 기술이전을 마칠 생각이다.

 

그의 장기적인 목표는 증류주 개발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술은 대개 증류주인 만큼 정말 제대로 된 술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강 주무관은 어제도 바빴고 오늘도 바쁘다. 그리고 내일도 무척 바쁠 예정이다. 얘기 중에도 쉴 새 없이 전화가 온다. 성급히 끊지만 전화벨은 또 울린다. “오늘만 이렇다”고 하지만 그래 보이진 않는다. 그렇듯 술 만드는 일은 늘 바쁘다. 보태주는 것 없으니 괜히 그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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